충직한 별, 시리우스 : 하늘에 남겨진 마지막 맹세

하늘은 어둠을 머금고 있었고, 세상은 조용했다.
그러나 그 밤, 오리온이 쓰러졌을 때, 유일하게 짖지 못한 이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시리우스(Sirius).
뛰어난 사냥꾼 오리온의 충직한 개이자, 그와 함께 수많은 숲과 계곡을 누볐던 동료였다.

사람들은 오리온의 이야기를 기억한다.
여신 아르테미스의 사랑을 받았고, 신들의 질투를 샀던 인간.
그러나 그의 죽음은 조용했고, 남겨진 시리우스의 시간은 그보다 더 긴 고통이었다.

사람의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그 감정이,
바로 ‘기다림’이었다.

“주인님은… 아직 돌아오지 않으셨어요.”

시리우스는 매일 밤, 오리온이 쓰러졌던 언덕 위에 앉아 있었다.
그곳엔 풀 한 포기 자라지 않았고, 달빛조차 차갑게 스며들었다.
하지만 시리우스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에겐 시간이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돌아온다는 믿음 하나만이 그를 버티게 했을 뿐이다.

신들은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 충직함과 고요한 슬픔,
그리고 그 마음이 점차 별빛으로 물들어가는 순간까지도.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한 점의 빛.
그것이 바로 시리우스였다.

“더 이상 땅에서 기다릴 필요는 없겠구나.”

그는 이제 하늘에서 오리온을 지킨다.
마치 생전처럼, 주인의 곁에서 늘 함께였던 것처럼.

오리온 자리는 그에게 있어 여전히 ‘기다림의 끝’이었다.

사람들은 몰랐다.
밤하늘의 시리우스가, 단지 반짝이는 별이 아니라는 것을.
그 안에는 시간을 버텨낸 충성과 사랑에 가까운 우정이 깃들어 있다는 걸.

그리고 오늘도 누군가는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차가운 별빛 속에서, 뜨거운 진심 하나를 마주한 채.

시리우스는 단순한 별이 아닙니다.
잊혀진 충성과 기다림, 그리고 주인을 향한 한 마리 개의 이야기.
당신은 오늘 밤, 어떤 별을 기억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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