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 된 연인을 기다리는 밤
고요한 밤이었다. 달은 구름 뒤에 숨었고, 은빛의 장막처럼 안개가 숲을 감쌌다.
그녀는 조용히 나뭇잎 사이를 지나, 아무도 모르게 고대의 제단으로 향했다.
아르테미스.
사냥의 여신이자, 순결한 수호자.
그러나 오늘 밤 그녀는 그 어떤 사냥도,
그 어떤 순결도 들지 않은 채 홀로 움직이고 있었다.
제단 위에는 오래된 돌이 있었다.
그 안에는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신탁의 검이 잠들어 있었다.
그 검은 과거,
아르테미스가 은밀히 사랑했던 자
오리온에게 바치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오리온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신들의 질투와 파괴 속에, 그는 별이 되어 하늘로 떠났으니.
아르테미스는 아무 말 없이 손끝으로 검을 쓰다듬었다.
그녀의 손끝은 바람처럼 섬세했고,
검에서 나는 잔잔한 은빛 기운은 마치 그녀에게 속삭이는 듯 했다.
"네가 아직 나를 부르고 있다면… 이 밤, 다시 한 번 모습을 보여줘."
그녀는 그렇게 혼잣말을 흘렸다.
그리고 그 순간—
제단 주위의 안개가 흔들렸다.
달빛이 흐릿하게 돌아오고, 숲의 공기가 미묘하게 달라졌다.
그녀의 눈동자 속, 무언가가 살며시 흔들렸다.
사라진 자의 향기, 아주 오래 전 함께 걷던 그 바람이…
그녀의 목덜미를 스치고 지나갔다.
“……오리온?”
달빛 아래, 그녀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그날 밤,
누구도 몰랐지만 아르테미스는 오래된 검을 다시 묻었고,
그 위에 흰 달꽃을 피워 올렸다.
그 꽃은 절대 누군가에게 꺾이지 않는,
오직 달빛 아래에서만 피는 꽃이었다.
그녀는 다시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사냥의 여신, 순결의 수호자는
오늘만큼은 누군가의 연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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